본문 바로가기
생활정보

설득의 심리학 6가지 원칙 사례 살펴보기

by llerobur 2024. 7. 28.

목차

    미국의 심리학자인 치알디니는 유명한 저서인 '설득의 심리학'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역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칙들을 정리했습니다.

    설득-심리학
    설득의 심리학

    성공적인 설득의 여섯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치알디니가 구분한 원칙은 상호성, 일관성, 사회적 증거, 호감, 권위,  희귀성의 원칙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에 대해 간단히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호성의 원칙

    상호성의 원칙은 타인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이건 호의나 선물을 받았을 경우 이를 완전히 무시하거나 거절하기 힘들다는 심리에 기초를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남의 도움을 받게 되면 그에 보답을 하고자 합니다. 인류 역사를 고찰해 보면 이러한 사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문화인류학자인 리키는 상호성의 원칙을 인간을 인갑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로 간주했습니다.

     

    상호성의 원칙은 개인들 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집단이나 대학, 기업, 더 나아가서는 나라들 간에도 적용됩니다. 콜라 한 병이나 물수건 등 하찮은 물건에서부터 거액의 현금까지 상호성이 작용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이와 관련된 사례들은 국내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류 열풍과 함께 중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여성들을 모방하려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해외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한창이던 때 쇼핑의 중심지인 명동에 가면 화장품 매장 앞에서 도우미들이 바구니에 한가득 담은 샘플을 무료로 나누어 줬습니다. 직원에게 샘플을 받았다고 해서 그 매장에서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증정품을 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자율적으로 해당 매장을 방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조건 없이 무료로 나누어 주는 것이지만 증정품을 받기 주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화장품 회사들이 많은 비용이 드는 샘플을 제공하는 것은 바로 상호성의 원칙을 잘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관성의 원칙

    사람들은 자신의 태도나 감정을 바꾸기가 매우 힘들며 자신이 가진 태도나 신념, 과거의 행동에 대한 비판이나 뒤바뀐 결론 등을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심지어 합리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고 나서도 그것을 합리화시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을 일관성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행동해 온 것과 일관되게 혹은 일관되게 보이게끔 행동하려는 맹목적인 욕구에 기인한 것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원칙은 나름 장점도 있습니다. 우선 다른 자동화된 반응과 마찬가지로 이는 복잡한 세상을 쉽게 살아가도록 하는 지름길을 제공합니다. 이를 인지적 구두쇠라고 표현합니다. 복잡한 선택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기존의 태도나 가치관에 따라 쉽게 판단하고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심사숙고 끝에 얻어지는 결론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일관성의 원칙에 의지합니다. 이는 기존의 가치관이나 믿음을 쉽게 버리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된 사례를 보자면 황우성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사건이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일관된 믿음이 맹신과 같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황우석을 믿었던 국민들은 문제가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보도나 소문을 믿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눈앞의 증거를 수용하기보다는 기존에 자신이 가졌던 믿음을 지속시키기 위해 새로운 가설을 만들고 믿고 싶은 부분만을 취사선택하는 내적 전략을 고수했습니다. 일관성의 원칙이 확고하게 지켜진 것입니다.

    사회적 증거의 원칙

    누구나 점심시간에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짧은 점심시간에 기다리는 시간을 감수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는 사람들의 심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영악하게 이용하는 식당의 전략도 분명히 깔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맛의 차이는 없어도 일부러 손님들을 천천히 입장시키려 줄을 세우는 전략을 취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증거의 원칙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모든 일을 혼자서 판단하거나 수행할 수 없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선택이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은 인생의 지혜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밴듀라는 이를 심리학 실험으로 검증했습니다. 사회학습이론이 대표적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단순히 관찰하고 모방하는 것으로도 사람의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커다락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사회적 증거의 원칙은 다수의 의견을 신뢰하도록 형성된 인간의 사고과정을 반영하지만 한편으로 잘못된 사회적 증거가 합리적인 증거를 압도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명한 위기상황에서도 다수의 행동이나 의견에 의존할 경우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을 만큼 사회적 증거는 강력한 설득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호감의 원칙

    사람들은 잘생기고 아름다운 사람에 주목합니다. 남들보다 키가 크거나 용모가 수려한 사람들은 관심을 끌거나 호의를 얻기도 쉽습니다. 신체적 매력이 취직이나 승진, 결혼 등에 긍정적 작용을 하고 있으며 선거나 재판 등에서도 덜 매력적인 사람들에 비해 호의적 결과를 얻는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신체적 매력 외에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는 다른 요소도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보험이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동창이나 고향 사람, 친척 등 연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유사성의 원칙이라고도 합니다. 사람들이 조그만 공통점에도 호감을 느끼는 성향을 말하는 것입니다. 혈연이나 지연, 학연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 사회에서 사소한 공통점이나 연줄을 이용해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호감의 원칙이 작용하는 다른 요소는 칭찬입니다. 사람들은 칭찬에 약합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칭찬을 함으로써 학생들의 성적을 올릴 수 있으며 영업사원은 고객의 안목을 칭찬함으로써 매출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호감의 원칙이 가장 잘 이용되고 있는 분야는 역시 광고입니다. 국내 TV광고 중 유명인을 활용한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동일 업종 내에서 제품 및 서비스 간 차이점을 찾기 어려운 국내 브랜드들이 감성적인 설득효과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정보전달보다 감성적이고 이미지에 치중하는 메시지에 더 잘 움직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유명인 광고의 효과가 클 수 있는 것입니다.

    권위의 원칙

    사람들은 부모나 스승, 상사, 선배 등 윗사람의 말을 대체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권위가 있다고 생각되는 인물은 타당해 보이지 않더라도 일단 따르게 됩니다. 이는 긍정적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부정적이거나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 세월호 사고를 보면 탑승했던 학생들이나 승객들은 배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닌 선장의 지시를 묵묵히 따랐습니다. 결과적으로 아까운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사상 최악의 해상 재난으로 이 사건은 권위의 원칙이 잘못 쓰일 경우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병원의 의사, 학교의 교수, 직상의 상사 등의 권위는 절대적입니다. 매우 비합리적이거나 잘못된 지시임에도 불구하고 상사라는 이유로 할 수 없이 지시를 받아들이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권위의 원칙이 작용할 때는 대개 도움을 주는 권위의 상징물이 이용됩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째는 직함입니다. 관료나 의사, 법조인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둘째는 의상으로 어떤 옷을 입는지에 따라 상대방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셋째는 고급 자동차입니다. 종종 상대방을 속이거나 더 나은 대접을 받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희귀성의 원칙

    희귀성의 원칙은 사람들이 상실의 아픔을 획득의 기쁨보다 더욱 크게 느낀다는 심리에 기인한 것입니다. 기회의 상실이나 시간의 제한성과 수량의 희소성을 자극하는 조건들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향도 여기에 속합니다. 365일 24시간 동안 홈쇼핑 채널에서는 하루 혹은 한 시간 동안 한정판매를 한다는 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냅니다. 초시계가 작동하고 상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진행자의 펜트가 이어지면 시청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기를 찾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재고가 많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실생활에서도 자주 사용됩니다. 첫사랑의 추억보다 실연의 아픔을 더욱 아프게 느끼고 평소에는 주의를 주지 않던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나면 더욱 아쉬워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입니다. 이를 광고나 보험, 의료계에서는 적절히 설득전략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건강하거나 풍족하더라도 혹시나 질병, 사고로 인해 불행에 빠지지 않도록 업계에서는 건강보험이나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물론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위협을 사용하는 것은 커다란 문제를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허위정보를 유포하거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하려는 시도는 비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