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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자주 쓰이는 도구가 바로 모델입니다. 모델은 실물과 구조는 같지만 규모를 다르게 만든 가상의 형체를 의미합니다.
모델의 목적은 어떤 구조나 과정의 주요소와 개별 요소들 간의 관계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커뮤니케이션 모델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구조를 언어와 그림을 사용해 비유적으로 보여줍니다. 복잡한 현상을 단순화하여 설명해 주는 모델은 조직화, 길잡이, 예측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설득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 주목을 끄는 것은 오래전에 발표했던 SMCR 혹은 SMCRE 모델입니다. 섀넌과 위버는 후에 수학적 모델이라고 명명된 유명한 모델을 고안했습니다. 이는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수학적이며 계량할 수 있는 모델로 정리한 것이었습니다. 초기에는 SMCR이라는 네 가지 요소로 구성이 되었다가 나중에 효과가 포함되어 SMCRE 모델이 되었습니다.
설득의 SMCRE 모델
1. Sender or source: 전달자 or 소스
전달자 혹은 소스라는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을 의미합니다. 설득커뮤니케이션에서 전달자란 설득메시지를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나 기관, 조직 등입니다. 전달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쉽게 생각해 보면 광고모델이나 외판원, 정치인 등이 있습니다. 다른 요소들과 마찬가지로 전달자는 매우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 Message: 메시지
메시지는 말 그대로 전달자의 의미를 어떠한 종류의 부호를 통해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내용을 의미합니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내용이라고도 하며 광고나 PR 메시지 자체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물론 메시지는 언어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 설득커뮤니케이션에서 언어적인 메시지보다는 비언어적인 메시지가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3. Channel: 채널
채널이란 전달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하거나 포장한 메시지를 수용자에게 전달해 주는 운반체를 말합니다. 다른 용어로는 매체 혹은 회로라고도 합니다. 흔히 우리는 영상미디어가 인쇄미디어에 비해 선정적이고 즉시성이 뛰어나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채널의 속성을 쉽게 표현해 주는 예이지만 그렇다고 채널이 그렇게 간단한 개념은 아닙니다. 채널에는 잡음이라는 장애물이 있어 메시지가 전달자의 의도대로 수용자에게 전부 전달되지는 않습니다.
4. Receiver: 수용자
수용자는 커뮤니케이션 모델의 일직선상에서 전달자와 대칭되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전달자로부터 전달된 메시지를 수용하는 역할을 합니다. 초기 효과이론인 탄환이론에서는 수용자의 역할을 미미하고 수동적인 것으로 간주했지만 최근 연구 경향은 수용자의 능동성과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수용자는 전달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일방적이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해석까지도 추가하기도 합니다. 이는 특히 인터넷이 상용화된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 잘 적용됩니다. 인터넷의 상호작용성은 이전의 매체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졌습니다.
5. Effect: 효과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은 전달자로부터 시작된 메시지가 어떤 채널을 통해 수용자에게 흘러들어오는가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이지만 실제로 연구자들이나 실무자들의 관심은 이를 어떻게 측정하는 가에 있습니다. 이런 연구 경향을 효과연구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내용을 담은 광고 메시지라도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를 사용했는지, 신문이라는 매체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연구는 채널연구에서도 할 수 있지만 더 크게 보면 효과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효과연구란 지금까지 논의하나 각 구성요소가 실제로 어떤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측정하는 포괄적인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랭크의 설득 모델
랭크는 설득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그동안 무비판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왔던 수용자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무비판적이고 수동적이기 쉬운 수용자를 설득과정에서 비파적이고 능동적으로 교육시키기 위해 그는 설득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강화-경시 도식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랭크의 모델에서 사용된 기초적인 아이디어는 설득자들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두 가지 주요한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그들의 제품이나 후보, 정책의 특정 측면을 강화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측면들은 경시하는 것입니다. 전략적 차원에서 설득자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쓰게 됩니다.
- 자신의 강점을 강화한다.
- 경쟁자의 약점을 강화한다.
- 자신의 단점을 경시한다.
- 경쟁자의 장점을 경시한다.
이러한 전반적인 전략 아래에 강화전략에는 반복과 연계, 구성의 방법이 포함되고 경시전략에는 생략과 전환, 혼돈 방법이 포함됩니다.
강화 전략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나 자신의 물건을 좋게 보이려고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장점과 경쟁자의 단점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한 제품이나 사람, 후보에 대해 장점이나 단점을 강화시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제시하는 것입니다. 반복은 특히 광고에서 가장 자주 쓰는 전략입니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광고인들은 소비자들에게 그 제품명을 기억시키기 위해 듣기 거북할 정도로 제품명을 계속 반복하여 제시합니다. 또한 선거에 나선 후보는 자신의 장점이나 경쟁후보의 단점을 집요하게 반복해서 제시합니다.
연계란 연상 혹은 연합이라고도 합니다. 크게 세 가지 과정으로 구성됩니다. 첫째, 대의나 상품 혹은 후보자가, 둘째, 이미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무엇에게, 셋째, 수용자에 의해 연계되어 있습니다. 즉, 이러한 연계과정을 통해 대의나 상품, 후보자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어떤 것에 의해 동일시됩니다. 흔히 연계과정은 특정 제품이나 후보를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동물 등과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구성이란 메시지의 제작과 관련된 사항으로 메시지의 물리적 구성을 변화시켜서 자신의 장점을 강조하거나 경쟁자의 단점을 강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성의 변화는 비언어적 혹은 시각적 수단을 사용하거나 다양한 형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문구 하나를 고침으로써 의미가 달라지거나 카메라의 앵글을 달리함으로써 이미지를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경시 전략
경시란 설득과정에서 설득자가 피설득자에게 쓰는 전략으로 강화전략과는 반대로 자신의 단점이나 경쟁자의 장점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경쟁회사의 신제품 개발에 대해 무시하거나 의미를 축소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시 전략은 잘못 사용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생략은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 위해 특정 정보를 누락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정치광고에서 자신이나 아들이 병역의 의무를 마치지 않은 후보자는 병역 사항을 의도적으로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제품광고에서 제품의 단점은 의도적으로 생략하고 장점만을 강조합니다.
전환이란 경쟁자의 장점이나 자신의 단점에 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경쟁자의 장점이나 자신의 단점을 희석시키거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끌기 위한 희생양을 찾게 됩니다. 예를 들어 치약광고에서 경쟁사의 치약이 살균력이 강하다는 것을 상쇄시키기 위해 자사 치약의 향기나 색깔을 부각하는 광고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포드자동차는 자사의 SUV인 익스플로러가 안전문제를 일으키자 초점을 전환시키고자 타이어회사인 파이어스톤에 안전문제에 대한 책임을 전가시킨 적이 있습니다.
혼돈은 수용자가 이해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용어나 은어를 사용하거나 알기 어려운 대답을 하는 것입니다. 잘못된 논리를 사용해 소비자나 유권자를 혼동시키는 것도 여기에 포함도비니다. 예를 들어 일반 사용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중앙처리장치나 하드디스크 용량 등을 컴퓨터 광고에 포함시켜 사후 서비스 부족 등의 약점을 수용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광고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